겨울이 끝나고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면, 세상은 꽃으로 물듭니다. 그중에서도 봄꽃 축제는 각 나라의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져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시즌 이벤트죠. 단순히 꽃을 보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나라 사람들의 삶과 계절을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봄꽃 축제 중 세 가지 — 일본의 벚꽃 축제, 네덜란드의 튤립 축제, 인도의 재스민 축제 — 를 중심으로, 각 축제의 분위기와 매력, 여행 팁까지 꼼꼼하게 정리해 드릴게요.
1. 일본 – 벚꽃놀이의 진수, 하나미(花見)
봄의 상징하면 단연 ‘벚꽃’이죠. 일본에서는 이 벚꽃을 즐기는 문화 자체가 하나의 연례행사처럼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를 ‘하나미(花見)’라고 부르며,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전국 곳곳에서 벚꽃 축제가 열립니다. 도쿄의 우에노 공원, 교토의 마루야마 공원, 오사카성 공원 등 유명 명소에서는 벚꽃 아래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과 사케를 곁들이며 가족, 친구, 연인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가 지역마다 조금씩 달라, 일본을縦으로 여행하면 남쪽부터 북쪽까지 벚꽃 시즌을 따라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또한 밤에 조명을 밝히고 벚꽃을 감상하는 '요자쿠라(夜桜)'는 일본 특유의 낭만을 더합니다. 관광객을 위한 벚꽃 크루즈, 야시장, 전통 공연도 열려 단순한 꽃놀이를 넘어 문화 체험까지 가능하죠. 2025년에는 예년보다 벚꽃이 일찍 필 것으로 예상돼, 3월 중순부터 여행 일정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2. 네덜란드 – 튤립의 바다, 쾨켄호프 튤립 축제
튤립을 좋아한다면 봄의 네덜란드는 반드시 가야 할 곳입니다. 특히 ‘쾨켄호프(Keukenhof)’라는 튤립 공원은 세계 최대 규모의 튤립 정원으로, 매년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운영됩니다. 암스테르담에서 버스로 40분 정도 떨어진 리서(Lisse) 지역에 위치한 이 공원은 약 700만 송이 이상의 튤립, 수선화, 히아신스 등 봄꽃으로 가득 채워집니다. 특히 2025년의 테마는 “자연 속의 예술(Nature as Art)”로, 정원 전체가 예술 작품처럼 꾸며질 예정이라고 해요. 정원 내에는 포토존, 미로, 실내 전시관,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까지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좋습니다. 쾨켄호프 축제의 또 다른 묘미는 주변 지역의 튤립밭을 자전거로 누비는 투어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튤립 밭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는 그 기분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벅차죠. 네덜란드의 봄 날씨는 비교적 선선하기 때문에 얇은 외투와 여유로운 일정이 필수입니다.
3. 인도 – 마두라이 재스민 꽃 축제
벚꽃과 튤립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향기 하나로 사람을 사로잡는 꽃이 있습니다. 바로 ‘재스민’이죠. 인도 남부 마두라이(Madurai)에서는 매년 4월, 지역 특산인 재스민꽃 수확을 기념하는 축제가 열립니다. 이 지역은 ‘재스민의 도시’로 불릴 만큼 향긋한 꽃 향기로 가득하죠. 재스민 축제는 단순한 꽃 구경이 아니라, 인도의 힌두 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원에서는 재스민으로 장식된 힌두 여신상들이 등장하고, 거리에서는 향기로운 꽃다발과 전통 공예품들이 판매됩니다. 여성들은 머리에 재스민을 꽂고 다니고, 마을 곳곳에서는 노래와 춤, 퍼레이드가 이어지며 마치 민속 축제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재스민 오일 만들기 체험, 꽃 염색 공방 체험 등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해졌습니다. 마두라이는 덥고 습한 편이기 때문에 아침이나 저녁 시간에 야외 활동을 계획하는 것이 좋고, 전통 의상을 대여해 축제 분위기를 제대로 느껴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축제지만, 직접 가보면 “왜 지금까지 몰랐지?”라는 생각이 들 만큼 특별한 봄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세계 각지의 봄꽃 축제는 단순한 꽃놀이를 넘어, 계절의 감성과 지역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하는 기회입니다. 화려한 벚꽃 아래 일본의 고요함을 느끼고, 끝없이 펼쳐진 튤립밭을 따라 자전거를 타며 유럽의 봄을 만끽하고, 향기로 가득한 재스민 마을에서 인도의 전통과 사람을 만나는 것. 2025년 봄, 그냥 스쳐 지나가는 계절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계절’로 만들고 싶다면, 지금부터 세계의 봄꽃 축제를 체크해 보세요. 여행은 결국, 향기와 감정이 남는 예술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