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좋아한다면, 단순히 관광지만 둘러보는 건 왠지 아쉬운 느낌이 들죠. 현지인들과 어깨를 맞대고, 진짜 그 나라의 열기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많은 여행자들이 세계 곳곳의 ‘축제’를 중심으로 여행 일정을 짜곤 합니다. 오늘은 전 세계에서 꼭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대표적인 축제들을 소개해볼게요.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 – 맥주 좋아한다면 무조건 여기!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는 단순한 맥주 축제가 아니라, 여행자라면 무조건 가봐야 할 행사예요. 매년 가을이면 전 세계 수백만 명이 뮌헨으로 몰려들어, 현지 양조장에서 만든 맥주를 마음껏 즐깁니다. 그런데 이 축제의 매력은 단순히 ‘마시는 즐거움’에 그치지 않아요. 바이에른 전통의상을 입고, 초대형 텐트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려 건배를 나누는 게 문화처럼 정착돼 있죠. 혼자 가셔도 괜찮아요. 텐트 안으로 들어가면 어느새 옆자리 사람과 자연스럽게 잔을 부딪치고 있을 테니까요. 단, 인기 텐트는 입장 대기만 몇 시간일 수 있어서 미리 예약하는 걸 추천해요. 특히 전 세계 여행자가 모이는 축제인 만큼 숙소도 6개월 전엔 잡아야 합니다. 여행을 진심으로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이 축제 하나만으로도 유럽행 비행기를 예약할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스페인의 라 토마티나 – 인생에서 가장 유쾌한 하루
정말 이런 축제가 존재할까 싶을 정도로 독특한 행사도 있습니다. 스페인 발렌시아 근처 부뇰(Buñol)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라 토마티나(La Tomatina)가 바로 그 주인공이에요. 이 축제는 말 그대로, 서로에게 토마토를 던지며 노는 날입니다. 듣기엔 장난 같지만, 매년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이 이 토마토 전쟁을 즐기기 위해 모여듭니다. 오전 11시, 트럭에서 던져진 수십 톤의 토마토가 거리로 쏟아지면서 본격적인 축제의 시작을 알립니다. 1시간 동안 온몸에 토마토 범벅이 되며 마음껏 던지고 맞고 웃고 소리 지르는 그 기분, 진짜 스트레스가 확 날아갑니다. 축제 이후에는 소방차가 동원되어 거리를 씻고, 관광객은 근처 강이나 공공 세척장에서 씻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팁을 드리자면, 눈 보호용 고글은 꼭 챙기시고, 옷은 세탁 불가 상태가 되기 때문에 버려도 괜찮은 걸로 입는 게 좋아요. 이런 비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진짜 스페인의 열정과 유쾌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브라질 리우 카니발 – 삼바와 열정의 끝판왕
만약 당신이 진짜 축제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리우 카니발(Rio Carnival)만큼 강렬한 경험은 없을 겁니다. 매년 2~3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무대가 됩니다. 거리마다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은 삼바 리듬에 맞춰 춤을 추며 며칠 밤낮을 보내죠. 가장 유명한 건 ‘삼바 퍼레이드’ 예요. 브라질의 여러 삼바 학교들이 오랜 시간 준비한 환상적인 의상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는데, 이건 정말 ‘보는 수준’을 넘어서 감동에 가깝습니다. 공연장인 삼바드롬에 앉아 있으면, 그 에너지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예요. 하지만 축제기간엔 리우 시내가 엄청 복잡해지고, 숙소 가격도 평소보다 2~3배 이상 뛰니까 계획은 꼭 미리 세워야 합니다. 관광객을 위한 공식 투어 프로그램도 많으니 처음이라면 이런 걸 이용하는 것도 좋아요.
그냥 유명한 관광지만 찍고 오는 여행은 이젠 좀 식상할 수도 있어요. 오히려 그 나라 사람들이 진짜로 즐기는 자리에 함께 있어보면, 여행이 얼마나 풍성해질 수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맥주를 좋아한다면 독일의 옥토버페스트, 이색 체험을 원한다면 스페인의 라 토마티나, 춤과 열정이 가득한 여행을 꿈꾼다면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을 추천해요. ‘그냥 구경’이 아닌, ‘함께 참여’하는 여행, 이보다 더 특별한 경험은 없을 겁니다.